"4시간 50만원입니다"…
1등석 안부러운 이코노미 꿀잠팁
에어뉴질랜드에서 내년 9월부터 선보일 여객기 내부 수면 캡슐. 400달러를 내면 4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에어뉴질랜드
여객기 안에서 50만원을 내고 낮잠을 잘 수 있는 캡슐 침대가 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터널을 빠져나나와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항공 업계는 여름휴가 피크 시즌(7월 말∼8월 초)을 맞아 승무원을 추가 채용하는 등 본격적인 ‘이륙 채비’를 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가 장거리 노선 이코노미석 승객들을 위해 내년 9월부터 침대칸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이용 방법과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4시간 사용에 400달러(약 51만원)로, 1시간 잠에 100달러를 내는 셈이다.
해외 매체들은 “비즈니스석에 부담을 느끼는 이코노미 좌석 여행객이 질 높은 수면을 위해 낼 수 있는 비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용 시간 지나면 승무원이 와서 깨워
에어뉴질랜드는 이번 서비스에 하늘 둥지라는 의미인 ‘스카이 네스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내 이코노미석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사이에 양쪽으로 침대를 3층으로 쌓아 최대 6명의 승객이 누울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각 침대에는 표준 크기 침구와 함께 귀마개‧독서등‧USB콘센트‧환기구 등이 설치되며 누워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좌석 벨트도 있다.
승객은 비행 중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으며 함께 여행하는 일행이 모두 사용하려면 별도로 예약해야 한다.
한 승객이 사용하고 나면 침구를 교체하는 30분 동안 준비 작업을 하고 다음 승객을 맞이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불이 자동으로 켜진다. 그래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승객은 승무원이 조용히 흔들어 깨운다.
에어뉴질랜드 측은 “내년 도입되는 신형 보잉 드림라이너에 설치되며, 오클랜드~뉴욕·시카고 노선에 처음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9월부터 도입될 여객기 내부 낮잠 전용 캡슐. 사진 에어뉴질랜드.
지난 6~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항공기 인테리어 박람회(AIX 2023)’에서는 2층버스를 뜻하는 더블데커 모양의 비행기 좌석이 등장했다.
1층 좌석에 앉은 승객은 일반 좌석보다 보다 멀리 다리를 뻗을 수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승객을 앉혀 앤데믹 상황에서 늘어난 여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있다.
2021년 미국 스타트업인 제프리 에어로스페이스가 2층버스 구조 시트 모델을 만들어 74만 달러(약 9억4500만원)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았는데, 코로나19가 끝나자 유사한 아이디어가 다시 인기를 끄는 모양새다.
이번 AIX에서 미국 보잉은 장거리 여객기 777X 내부를 공개했다. 18인치(45.72㎝)로 넓어진 좌석 크기와 별을 박아 놓은 듯한 천장 디자인을 강조했다.
다른 업체는 자동차 시트와 같이 열선과 통풍 기능을 추가한 상품을 선보였다.
엉따·통풍 가능한 여객기 시트 상품도 나와
한편 대한항공은 앤데믹 상황을 맞아 최근 모든 객실 승무원을 업무에 복귀시킨 데 이어, 승무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이번 채용 규모는 150명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부터 시행한 객실 승무원 휴업은 지난달 31일 종료했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제·국내선 여객 수는 932만9254명으로 지난해 5월(753만8000명)보다 23.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국제선·국내선 여객(1088만 명)의 85.8% 수준이다.
같은 달과 비교한 올해 월별 항공 여객 수 회복률은 1월 80.4%, 2월 83.6%, 3월 82.8%, 4월 85.6%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6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항공기 인테리어 박람회 AIX에서 선보인 이층 의자. 사진 채이스 롱그
지난 5월 대한항공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래핑 항공기(보잉777-300ER) 앞에서 이 회사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