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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상저하고’냐, ‘상고하저’냐?

짱조아 2 2023. 2. 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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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상저하고’냐, ‘상고하저’냐…관건은 중국 경제 회복

입력2023.01.29. 오후 2:05 수정2023.01.29. 오후 2:53 기사원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 성장한 한국의 올해 경기 흐름에 대해 주요 기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경기가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반등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하반기에 경기가 더 나빠져 본격적으로 침체에 빠진다는 견해도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3%다.

그러나 하반기엔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0.8%포인트나 높은 2.1%에 이르면서, 연간 성장률을 1.7%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상품 수출 증가세도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다가, 하반기 이후 중국과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완화하면서 반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지난 26일 작년 4분기 역성장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는 주요국 경기둔화 정도, 방역 완화 이후 중국경제 회복 속도 등에 영향을 받을 텐데, 종합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 예상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저하고’ 시나리오는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6%를 제시한 정부의 시각도 한은과 다르지 않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렵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최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크게 낮추면서도 ‘상저하고’(상반기 1.6%ㆍ하반기 2.0%)를 점쳤다.

이런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 LG경영연구원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1.4%)는 한은ㆍ정부보다 낮을 뿐 아니라, 흐름 역시 ‘상고하저’를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성장률(1.3%)이 상반기(1.6%)보다 0.3%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한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글로벌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데다, 높은 물가와 금리가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를 억누르면서 내수 반등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LG경영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는 상고하저 흐름 속에 성장률이 1.4%로 낮아지고, 수출 증가율은 0%대까지 떨어지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길어질 것”이라며 “펜트업 소비(지연ㆍ보복 소비) 효과가 끝난 재화뿐 아니라 서비스 소비도 코로나 이전 추세에 근접했고, 임금보다 물가가 크게 오르고 고용은 위축되면서 소비 부진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경제가 아예 0.6%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노무라증권도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는 하반기 성장률(-0.7%)이 상반기(-0.5%)보다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전문가는 한은ㆍ정부의 바램대로 상저하고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중국 경기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역 정책을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은 올해 본격적인 경제 활동 재개가 예상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올해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증가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가운데 중국 내수용이 76.1%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수출 중 내수용 비중이 4분의 3을 넘고 있어 향후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내수가 활성화될 경우 대중국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국경과 경제를 다시 개방한다면 우리에게 거대한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의 경제회복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한국 경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9일 유엔 산하 기구들이 발표한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4.8% 성장해 지난해 성장률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예측치는 2.0%이다.

하지만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동아시아ㆍ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도 0.06∼0.41%포인트 빠질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은 성장률은 0.2%포인트 정도 감소한다.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중국과 각국의 금융ㆍ무역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성장률이 타국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며 “중국 경제의 회복이 이 지역 전체의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한국 경제에는 무역 증대 및 관광객 유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강 교수는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중국의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바로 한국 경제가 개선된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종합해보면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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