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미분양 공포에 "중도금 무이자"…대구→수도권까지 번졌다

그동안 미분양 문제가 심각했던 대구, 경북 등 지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 할인 분양 등 조건이 수도권 분양 단지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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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물량이 정부가 판단한 위험선(6만2000가구)를 크게 넘어 7만5000여가구가 쌓이는 등 연내 12만가구까지 확대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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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공급 주체인 시행사나 건설사가 이자 비용을 떠안는 구조인데, 이들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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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넘어 경기·인천도 '중도금 무이자'…"미분양이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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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 단지에서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 할인 분양 등을 내세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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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인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 등이 중도금 대출 무이자 조건을 내걸고 분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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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강동구 오피스텔 '강동역 SK리더스뷰'가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주방 가전 무상 제공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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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는 1·2순위 청약에서 0.3대 1로 청약률이 저조해지자 10% 할인 분양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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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붙박이장 등 기존 유상 옵션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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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도권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등장한 건 미분양 물량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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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건설사 등은 수도권도 미분양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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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로,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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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6만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정하고, 이를 넘어서면 미분양 증가 추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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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1만2257가구, 지방은 6만3102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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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경우 경기·인천 미분양 물량이 1만1261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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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미분양 물량이 12만가구로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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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린 '주택시장 위기 대응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초기분양률이 현재와 같이 58.7%로 낮게 유지될 경우 연내 미분양 주택이 12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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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8억원인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대출(분양가의 60%) 무이자 혜택을 준다고 가정하면, 연 6%를 적용했을 때 1년간 내야 하는 이자 비용은 1가구당 157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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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가구 대단지를 분양한다면 1년에 이자 비용만 157억4000만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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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 지역도 미분양 위험이 커져 중도금 이자 지원 등 혜택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이자비용으로 많게는 수백, 수천억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비용 지출보다 미분양이 더 두렵다"고 말했다.

2023년 1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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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분양 12만가구까지 늘어나나…"지방 맞춤형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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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이런 혜택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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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상황은 지방과 비슷하지만 예비당첨자, 무순위 청약 단계에서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는 분위기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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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은 주력 평형인 59·84㎡는 모든 가구가 계약을 마쳤고,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과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무순위를 거쳐 완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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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은 무순위 단계에서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며 선방하는 분위기여서 중도금 혜택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서울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되는 단지가 대부분으로 조합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조합에서 중도금 대출 이자 비용을 떠안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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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집중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을 정부가 매입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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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1·3대책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효과를 보고 있고 지방에서는 소용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을 정부가 매입하는 등 지방 맞춤형 미분양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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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실장은 미분양 해소 방안에 대해 "공급자들은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고 정부는 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 정상화, 공공의 환매조건부 매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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